2022. 01. 22
KPC. 강진철
PC. 편려하
▼시나리오 원주소
이하 시나리오 스포일러
(상황에 따라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일부 개변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후세계로 가는 열차래.
'나는' 죽었거든. 열차의 종착역은 죽음이겠지.
넌 죽지 않았어. 나만 죽었지.
죽음을 기억하고 있다면... 그건 잘못된 기억이야.
그럼... 너는 왜 죽었는데? 나는... 여기 왜 있는 거고?
네가 열차에 탄 건... 내가 널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이 시간이 우리의 마지막이야.
넌 이따 멈추는 역에서 내리면 돼.
(머리가 복잡하네....) ... 안 내리면?
사후세계로 가는 열차라니까? 넌 안 죽었는데 안 내리면 안 되지.
기준치: | 80/40/16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누가 쓴 거지?)
(아마도...)
기준치: | 80/40/16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네가 옥상에서 땡땡이 치고 있었을 때.
난... 너 처음 만났을 때, 옥상에 처음 와 봤던 거라...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네.
그때 옥상에 처음 와봤다고? 그럼... 내가 동아리만 잘 나갔어도 넌 옥상에 올 일이 없었으려나.
허, 한 살 차이가 어떻게 큰데? 그냥 1년 느린 것 뿐이잖아~
29이랑 30 되게 달라보이잖아. 뭐 그런 거?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팔랑귀) 아니 그래도, 1년만 기다리면 금방 따라 잡는 나이잖음~ 그런 걸로 어린 취급 하는 거야?
그렇다니까. 일년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나이게? 그 일년에 애달복걸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어땠어, 혼자였을 때보다 나랑 있는 시간이 더 즐거웠어? 둘 다라는 선택지는 없음!
(이어지는 대답에 그림자가 얼굴에 옅게 졌다) 어...하긴, 힘들고 나쁜 일만 일어나는 1년이라면... 느리게 흘러가긴 하겠다. 짧게 느껴지는 건 인생에 거스름이 없고 평온할 때 뿐이겠지. (머쓱한듯 제 뒷목을 만진다)
...알았어, 인정~ 그렇다고 널 선배취급 해준다는 건 아니지만.
(끄덕끄덕) 그리고 그 일년을 더 치열하게 살고 싶어서 원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고. 그러니까, 이 말들은 인정하는데 나를 선배취급 하지 않는 건 왜지? 다른 놈들한테는 잘도 부르는 것 같던데. (이번 생엔 글렀다는 걸 이미 알지만....)
넌... (힐끔) 그냥 싫어. 너한테 갑자기 선배라고 하면 완전 거리감 느껴지지 않겠냐?
거리감까지야? 선배취급 말고, 그냥 연장자 우대라도 해주든가. 누나소리 한 번을 안 하지, 아주.
...나한테 누나 소리가 듣고 싶어?
네가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이건 진짜 죽음행 열차라고~ (힐끔...) 내, 내가 목숨 가지고... 장난같은거 칠 것 같아? (묘하게 시선을 피합니다)
듣는 게 소원이야?
(응... 너라면 충분히, 라는 말이 올라왔지만 굳이 내뱉진 않았다.) 뭐, 안 치겠지.
소원까지야.... 그냥 네가 죽었다니까 말해본 거지. 이게 정말이라면 넌 살아있을 때 단 한 번도 꺼내보지 않은 말이니까.
...려하 누나?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려본다)
아, 역시 이상하잖아.
(와...)
내가 살다살다 얘한테 누나라는 소리를 들어보네. 역시 죽어야 가능했던 일이었나? 말 한 번 듣기 힘들다, 힘들어. (픽 웃고는)
...얘기가 왜 이렇게 됐냐. (얼척)
아무튼, 처음 옥상에 갔던 날. 나도 꽤... 재미있었어. 네가 편하기도 했고.
다시 그때로 가고 싶지만, 이젠 영원히 불가능하겠네.
기준치: | 80/40/16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럼 나랑 있을 때 제일 좋았던 적은? (장난스레 물어온다)
너랑 아무말도 안 하고 그냥 떠가는 구름 바라볼 때. 그랬던 모든 순간이 좋았어.
내 인생은 늘 조용할 틈 없었는데... 네 옆에 있을 때만은 되게 고요해지는 것 같더라. 그게 싫지 않았어.
이제 이것도 잊히겠지만... 이 열차 안에 있을 동안은 계속 그 별 거 없던 잔잔한 날을 곱씹어볼게.
...네가 이 열차에서 내린다면, 너라도 그 소중한 기억을 계속 안고 살 수 있을 텐데.
그래도 내리지 않을 거야?
이 열차가 종착지에 다다르면 죽음이라고 했지.... 그럼 모든 기억이 없어지겠지?
음, 글쎄. 소중한 기억을 안고 살아봤자... 그게 몇십 년 남짓하겠지. 그걸 나 혼자 끌어안고 살아봤자 뭐해?
네가 날 부른 김에, 나도 그냥 네가 가는 길 심심치 않게 말동무나 해줄까.
이제 나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될 거야. 너도 잊어버리고...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뇌 없는 잿더미가 되지 않을까?
(말동무라는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봅니다) 다른... 미련은 없는 거야? 진짜 편려하 황당하네...
(그런 점도 너 같지만. 짧게 생각합니다)
죽은 뒤가 정말 그냥 소멸이야?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이런 거라면 좀 실망인걸. 내가 기대했던 죽음은 좀 더 흥미로울 줄 알았는데.
미련? 세상에 남기고 올 미련따윈 정리해둔 지 오래인데. 언제든지 내가 있던 곳을 떠나도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도록. 늘 그렇게 살았어. (그래, 뭘 새삼스레.)
사실 나도 몰라~ 아직... 죽는 중이잖아? 저 끝에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본 적 없어. 뭘 상상하든 이제 돌이킬 수도 없으니까... 그냥 잿더미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는 거지.
기대하다가 큰 코 다친다. 저승이 이승보다 더 귀찮은 일이 많으면 어쩌려고 그래? (킬킬)
그래, 너 답다. 이제 아무 태클도 걸지 않을게. (심드렁...)
죽는 중이라... 그래, 나는 솔직히 이런 열차가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 그래도 저승 꽤나 친절하네? 이렇게... 죽기 전 최소한의 시간도 주고 말이야. 나는 죽으면 바로 끝일 줄 알았는데.
그럼 너는 뭐가 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가고 있는 그 끝에 말이야. (음) 나는 그냥 끝이 정말 끝이었으면 좋겠는데.
윽, 그건 좀 싫네. 그래도 새로운 쪽을 경험해 보는 건 나쁘지 않잖아. 물론 돌아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네 말과 반대로 저승이 이승보다 더 좋을 수도 있는 거고? (네 마지막 말에 옅게 픽 웃고는)
근데 기억되는 것도 기억되는 건데, 난 사람들 인생에 지대하게 영향을 끼치는 게 더 좋아. 그게 더 멋있잖아? (맞는 말. 그러기엔 우리 인생은 좀 짧았지. 이제는 체념한듯 동의한다) 차분히 활동적이라는 게 대체 무슨 말이야? (생전 처음 듣는 말인 양, 고개를 갸웃거린다) 얌전하면 얌전한 거고. 활동적인 거면 활동적인 거지. (이분법적 사고.)
그러게 무슨 절차같은 게 있나 봐. 덕분에 너를 이렇게 부를 수 있었지. 왜, 감옥도 사람들 면회오고 그러잖아~ 그런거지. (전혀 다른 예시를 끌고 오며 끄덕인다) 나는 끝에... 글쎄, (어떤 상상을 하는지 눈에 그늘이 지지만, 이내 눈으로 웃으며 그늘을 거뒀다) 나도 아무 것도 없었으면 좋겠어. 자유롭고 싶으니까. 너 같이...
뭐... 네 말대로 좋은 곳이라면, 그것대로 나도 좋을 것 같아.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긴 한데.
그럼 너도 누군가에게 말한 거야? 막 누가... 네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봤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렇네, 넌 대체 이 열차까지 어떻게 온 거야?) 감옥은 대게 끝이 있지만 이곳은 끝이 없잖아. 뭐...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기도 하나. (음...)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다라.... 왜,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있을 수도 있잖아. 그런 건 싫어?
(하긴, 이렇게 생각한다고 그곳이 바뀌는 것도 아닐 텐데.) 그래도 이 찰나의 간격이 신기하네. 만약 내가 열차에서 내린다면, 그리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간다면. 이 기억은 사라져? 너와 마주보고 대화했던 지금 이 순간들 말이야.
네 녀석이 그렇지 뭐.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겠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 걸. 널 끝까지 기억해 줄 사람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이 세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야. 영원히 기억해줄 사람이 없는 건 말이 안 돼. 네가 싫어해도 어쩔 수 없을걸~?
아니. 아무리 그래도~ 활동적...이라기엔... 뭐 그렇다 쳐. 네 인생이 그렇게 미지근했다니까, 바다에 뛰어든 게 얼마나 자극적인 일이었을지 상상이 간다. (절레 고개를 흔든다)
...(뒤이어 오는 말에 제대로 대꾸를 못하며 웅얼거리다가) 음... 자세한 건 역에 도착하면 알려줄게.
물론... 행복하면 좋을 거야. 근데 나도 좀... 지친 것 같아. ...내 입에서 이런 말 나오는 거 좀 웃기지 않냐. (부은 눈가를 잠깐 손등으로 문지릅니다) 기억... 나도 모르겠어. 그런 건...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근데,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응. 기억되는 게 역시 더 좋다. ...어차피 안 내릴 거라며?
그런가? 그건 생각 안 해봤네. 굳이 나를 기억할 필요는 없을 텐데. 자기들 인생에서 내가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냥 내가 세상에서 없어지면 그걸로 끝. 그냥 다들 잊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영원은 약속하지 않는 게 좋을걸. 영원한 건 없을 테니까. 지금 내가 하는 생각도, 모든 말도.
그랬나, 돌이켜보면 그런 것 같기도.... 확실히 바다에 몸을 담궜던 건 정말 재미있었거든. 그때는 그곳에 들어가면 죽을 수 있다라는 개념조차 잘 몰랐어. 네 말마따나 익스트림 스포츠라도 했어야 했나봐. 그럼 좀 더 재미있는 인생을 살았으려나.
(조금 놀랐나? 네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의외... 뭔가 처음 보는 것 같아서.) 웃길 게 어디있어. 사람이라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당연할 텐데. 넌 좀 쉬어도 돼. (역시 불친절하네. 아마도... 기억은 사라질 것 같지만.)
(끄덕) (굳이 전의 생각을 입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정말 굳이라고 느꼈으니까.) 응, 그냥 궁금했어. 그리고 나는 죽은 사람이 아니라며. 그럼 내가 이 열차를 계속 타고 있다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
기억할 필요가 없다니... 기억은 의지가 아니잖아? 그 사람들도 필요해서 기억을 간직하는 게 아니고...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일 거야. 어쩌면 지우고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고~
아니, 생각해보면 사람이 죽으면 장례도 치르고... 절차가 얼마나 많은데. 그걸 잊는 게 더 이상하겠다. 그러니 너야말로 함부로 끝이라고 얘기하지마~
내가 만약... 사지 멀쩡하게 살아있었다면, 그러는 너를 끝까지 붙들고 붙들어서 성불 못하게 잡고 있었겠다. 네 말이 틀렸다는 걸 보여줘야지. (씩 웃는다)
그런 취미가 있었다면, 나도 네가 활동적이었다는 걸 인정했을텐데! 하하! 네가 그런 인생을 살았다면 우리는 다르게 가까워졌을 거야. 그것도 재미있었겠네.
그래? 네가 쉬라고 하니까, 음... (말을 고르는 듯 눈동자를 굴리며) 너를 만나고 싶다고 한 게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 고마워. 정말로 난... 좀 쉬고 싶어.
내리지 않는다면 너도... 나랑 같은 꼴이 되겠지...? 아마도. (정말로 모르는 표정) 다른 사람들이라면 다시 자기 삶을 살러 나간다고 할텐데... 똑같은 말 할 것 같으니까 그냥 말을 줄일게.
나는 사실 장례라는 거, 너무 어둡다고 생각해. 죽음은... 마냥 어두운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뭘 그리 거창하게 엉엉 울며 슬퍼하는지. 그럼 떠난 사람은 더 슬프지 않겠어? 물론...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 더 클 테지만. 나는 내가 죽는다면, 그리고 만약에 나를 위해 울어 줄 사람들이 꽤나 있다면, 울지 말고 웃어달라고 말하고 싶네. (뭐, 그건 오케이. 단정지을 수 있는 건 없지.)
윽, 그거 하나 보여 주겠다고 나를 붙잡고 있을 거라고? 그거 완전 배려심 넘치는 행동이네. 나는 그럼 그 긴 세월을 그저 혼자 떠돌라고. (웃네.... 그러면 그냥 미련만 길어질 뿐일 텐데.)
뭐, 다시 돌아간다면 시작해 볼지도 모르지. 나 은근 운동신경 있는 것 같거든. 하다보면 적성에 맞을지도 모르고? 물론 그거하다 죽는 사람도 많대. (반농담식으로 툭 던지고는.)
(무슨 일이 있었나? 뭔가... 내색하던 애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가 네 가는 길 좀 편하게 만들어 줬다면 다행이네. 난 또 너무 잔...소리 같은 말만 했나, 조금 걱정하기도 했어. 네 마지막 선택에 후회가 없는 것도 다행이고.
내가 언제 다른 사람들 따라간 거 봤어? 다른 사람들이 본인들의 삶을 살러 간다고 말하는 것같이 나도 그냥 내 삶을 살러 가는 것 뿐이야. 종착지가 다른 거지, 똑같아. (끄덕끄덕)
...너의 장례식엔 아무도 웃지 않을 것 같은데. (한숨 같은 웃음을 픽 소리를 내며 흘린다.)
응, 너도 나 안 잊어버리게 계속 붙잡고 있으려고. 그러니까 쉽게 떠나버리지마. (당신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싱글벙글 웃는다)
어휴, 말을 해도 꼭. (그러시겠죠. 하는 표정)
...별로, 잔소리 같지 않았어. 네가 눈 뜬 이후로 다양한 감정이 오가서... 그냥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좋네, 나는.
그래, 이 강진철님이 후회는 무슨~ 내 선택은 언제나 옳았어. (헤헤, 웃으며 코 밑을 쓴다)
네 말대로... 정답은 없지. 네가 좋을 대로 해. 그냥 나랑 이렇게 앉아서 주구장창 이야기만 하자고.
나쁘지 않은 마지막이네.
왜, 그래도 내가 유언같은 거 내 목소리로 직접 녹음해 놓으면 울다가 웃지 않을까. 거기서 좀 시답잖은 농담도 하고 말이야. 이를 테면... 아재개그 같은 거? 그럼 어이없어서라도 좀 웃겠지.
지금 이미 떠난 사람이 할말이야 그게? 본인은 못 지킨 걸 나보고 지키라니.... 그거 참 이기적인 답변이네. (너는 지금 이 열차의 끝이 어딘지 알고 있으면서 그런 소리가 잘도 나오네.)
그럼 다행이네. 그래도 네가 마지막에 느끼는 감정은 좋은 쪽이니 말이야. 응, 네가 후회하는 건 별로 없지. 마지막까지 옳은 선택을 했길 바랄게. (근데, 정말 이게 마지막은 맞고?) 그래, 뭐. 이렇게 맘놓고 이야기하며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언제 또 오겠어.
...그냥 해 본 말이야.
기준치: | 50/25/10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정말 안 내릴 거야? ...진짜로?
돌아가서 하고 싶은 거나... 그런 거 없어?
근데 그런 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아닌가.
정말 가보고 싶어? ...그럼 벌써 죽는 건 손해 아니야?
뭐, 마음을 굳힌 것 같으니까 그 도박 대박 터지길 내가 응원해 줄게.
기준치: | 80/40/16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넌 수학여행 날에 폭발 사고로 죽었어.
난 죽지는 않았는데...
그 사건 이후로 다리도 잃고… 몸 곳곳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 죽을 때까지 병원에서 지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
그때 처음으로, 이렇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낫겠다 생각했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삶을 살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냥 매일매일 살아 숨쉬는 게 고통스러웠어.
죽어버리고 싶었어.
엄마가 한 눈 판 사이에 휠체어를 이끌고 바다로 갔었어.
모래밭을 기어서, 기어서... 조금만 더 기어가면 자유인데.
난… 그래, 겁이 많은 애새끼잖아.
누구처럼 공포를 모르고 바닷속에 몸을 던질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했을 텐데.
머뭇거리다가 결국 들켜서 혼났어.
너였다면 나에게 어떻게 이야기 해 줄까?
내가 진지하게 죽고 싶다고 하면, 그래, 라고 대답해줄까?
너라면 왠지 그래줄 것 같았어. 너도 답답한 거 싫잖아.
너라면... 언제나처럼 평온한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해 줄 거잖아...
그래서 난 네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리웠어.
그렇게 계속 그리워하다 보니까,
꿈에선지 현실에서인지, 이상한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걔가 이야기하더라.
무슨 제안만 들어주면 자유를 주고...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그리고 나는... 너를 만나고 싶다고 했어.
편려하. 지옥 같은 삶을 내팽겨치고 내가 여기 온 건 잘 한 거지?
그렇지? 잘 했다고... 말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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