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빈:( 숨을 가다듬곤 ) 넘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앗...! ( 흔들리는 충격으로 은범이 등에 묻어버린 아이스크림 자국 문질... )
헤헤...
은범:(웃는 당신을 슬쩍 돌아보다가...) 더 조심할게요... (등에 묻은 줄도 모르고 조금 더 속력을 줄입니다)
라빈:( 아이스크림 자국은 모르는 척~ 작게 키득 거리며 은범이 허리를 다시 꼬옥 잡아봅니다. ) 힘들면 내가 몰아도 되니까... 언제든 말해! 어디로 가는 건지는 은범이만 알지만...
은범:그럴 순 없어요... 전 괜찮아요. (허리에 다시 손을 올리면 조금 위에서 가볍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라빈이는 은은하게 풍기는 짠내음에 시선을 옮길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새 옆으로 바다가 깔립니다.
느리게 파도가 치고 있습니다.
난간을 통하여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이 펼쳐집니다.
라빈:우와~! 바다!
관찰 판정
라빈: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ㅋㅋㅋㅋㅋ
라빈:...
예쁜 풍경이지만 위화감이 느껴지네요.
라빈이가 잠시 의문을 갖고 있으면 은범이가 말을 걸어옵니다.
은범:누나, 바다에 가지 않을래요?
아직 여유 있으니까... 바다를 구경하고 싶어요.
라빈:응...! 너무 좋아! 갈래, 갈래~ ( 네 교복 자락을 꼬옥 잡곤 은범이에게 보이진 않겠지만 고개를 힘차게 끄덕입니다. )
은범:좋아요, 잘 잡고 있어요. (이미 꼭 붙들고 있는 당신에게 주의하듯 다시 한 번 말합니다)
라빈이의 수락이 떨어지면 은범이는 조금 느긋해졌던 페달을 빠르게 밟습니다.
*
라빈이가 앞을 응시하면 커다란 [흔들다리] 하나가 보입니다.
듣기 판정
라빈:
듣기
기준치:
32/16/6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은범:...바다로 가야해. (중얼)
라빈:응?
은범:(눈 깜빡이며 돌아봅니다) 네?
라빈:방금 뭐라고 하지 않았어? ( 은범이 얼굴을 조금이라도 보려는 듯 이러저리 고개를 갸웃 거려요~ )
은범:...제가요? 바람소리 잘 못 들으신 것 같은데... (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앞을 봅니다)
라빈:흐음... (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다 시야에 들어온 다리의 모습에 ) 아, 흔들다리다.
은범:...!
(흔들다리 바로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는,) ...여긴 내려서 가야겠네요.
위험하니까...
은범이가 먼저 자전거에서 내립니다.
이어 내리려는 당신을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줍니다.
라빈:고마워~ ( 은범이를 바라보며 헤실 웃고는 구겨진 치마를 툭툭 정리합니다. )
은범:(당신을 얌전히 기다렸다가 자전거 핸들을 잡습니다) 다시 갈까요?
라빈:응! ( 자전거를 끄는 은범이 옆에 걷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챡! 달라붙곤 ) 아이스크림 조금 남았는데... 은범이도 먹을래?
은범:...(자전거를 이끌고 당신과 나란히 서있다가 저도 목이 탔는지 고개를 숙여 입에 넣어요)
고마워요. (우물)
라빈:( 받아먹는 모습이 귀엽다는 듯 바라보다가 ) 음~ 은범이는 어떤 아이스크림을 가장 좋아해?
은범:저는...
(고민)
라빈:( 빠안~ )
은범:... ...메로나도 좋은데...
요즘은 체리마루도 좋고...
(계속 고민하는 얼굴...)
라빈:( 그 모습에 옅게 웃으며 ) 좋아하는 게 많다는 건 좋은 거니까~ 메로나... 체리마루...
은범:...누나는요? (흔들다리 위를 걷는 도중 흔들림이 느껴지면 중간중간 멈춥니다)
라빈:나는...
( 은범이 힐끔 )
은범:(가만히 마주봄..)
라빈:캔디바! ( 은범이 볼을 콕 찌르고는 흔들다리 위를 조금 빠르게 토도도 앞서 달려갑니다! )
은범:?? (깜짝 놀라서 마냥 뒷모습을 쳐다봅니다) 캔디바...? (제 볼 만짐)
라빈:( 돌아 제자리에 서서 은범이가 가까이 오길 기다리며 ) 응, 아이스크림 중에선 캔디바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 색도 예쁘고! ( 떨어져 있는 은범이에게 들리도록 목소리를 조금 크게 한다. )
은범:(색이 예뻐서 좋아한다고...? 역시 예술계는 다르구나...라고 속으로 생각하곤 끄덕입니다)
은범이는 자전거를 끌고 당신에게 다시 다가갑니다.
행운 판정
라빈: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ㅎ,ㅎ)9
은범: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wow
라빈:
귀여워....
은범이가 이끄는 자전거 때문에 흔들림이 심해졌지만,
이내 언제 그랬냐는듯이 잠잠해집니다.
은범:(조심조심...)
라빈:( 조심조심... )
은범:(겨우 당신에게 도달해서 다시 나란히 걷습니다) ...하늘색 좋아해요?
라빈:( 기특하다는 듯 바라보다 은범이와 발을 맞추며 천천히 나아갑니다. ) 응, 좋아해! ( 문득 맑은 하늘과 널 번갈아 바라보다가 환하게 미소 지어 보이며 ) 오늘은 온통 하늘색이네~ ( 조금 남은 아이스크림을 모두 베어 먹곤 기분 좋다는 듯 입을 우물 거립니다. )
은범:(당신의 눈짓을 해석하다가 옅게 웃어보입니다) 그러게요. 비가 오려면... 멀었으니까요. (가는 길이 지루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맑게 웃는 당신을 보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빈:비... ( 아까부터 비 타령을 하는 은범이의 말에 이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빤히 바라봅니다. 오늘 비 예보가 있었나? 그런 생각과 함께... )
은범:...아마, 오늘이 지나면 내릴 거예요.
그러기 전에 도착해야죠.
그렇게 두 사람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흔들다리를 건너옵니다.
지상에 도달하니 짠내음이 다시 몰려옵니다.
코 앞에 [바다]와 [모래사장]이 보입니다.
라빈:흠~ ( 짠내음에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자 들뜬 마음이 더욱 부풀어 오릅니다. 가까이 모습을 드러낸 바다의 모습에 눈을 반짝이더니 ) 바다에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더 가까이 가보고 싶어... ( 은범이를 올려다보며 ) 자전거는 여기 잠깐 세워둬야 할까? 모래사장에 끌고 갔다가 망가지기라도 하면...
은범:...(계속 끌고갈 작정이다가 당신의 말을 듣고 아차 싶었는지 멈추고는) 듣고 보니...그래야겠어요. (모래사장 근처의 적당한 평지에 자전거를 세워둡니다)
라빈이는 어디 부터 살펴보나요?
라빈:( 모래사장에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
햇볕에 적당히 달구어져 뜨끈한 모래 사장입니다.
흔한 유리조각이나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아 맨발로 다녀도 안전합니다.
행운 판정
라빈: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ㅎuㅎ)9
라빈이는 특이한 모양의 조개 껍데기를 발견합니다!
오색빛깔로 빛나는 예쁜 껍데기네요.
라빈:... 예쁘다... ( 몸을 낮추곤 예쁘게 빛나는 조개껍데기를 가만 내려다봅니다. )
조개 껍데기를 살피던 라빈이는,
근처에서 종이가 담긴 유리병을 발견합니다.
라빈:유리병?
은범:(자전거가 잘 안 세워져서 헤매는중)
라빈:( 유리병과 조개 껍데기를 들고는 이리저리 바라봅니다. 자전거와 씨름 중인 은범이에게 힐끔 시선을 주곤 호기심에 유리병 안에 든 종이를 꺼내보려 합니다. )
유리병의 뚜껑을 열어 종이를 펼쳐보면 짧은 편지 한 장이 써져 있습니다.
라빈:...? 이건...
관찰 판정
라빈: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 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딘가 낯익은 필체입니다.
라빈:( 종이에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대고 킁킁... ) 으음...
(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어... )
그렇게 떠나면 안돼요... ( 편지의 내용을 작은 목소리로 따라 읽어봅니다. )
우리애 탐지견이에요...
은범:(겨우 설치하곤 다가와서) ...그게 뭐예요?
라빈:아, 유리병 안에 종이가 들어있길래... ( 편지가 쓰여있는 하늘색의 종이를 들고 은범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문득 겨울 송별회에서 받았던 편지들이 떠올랐다. 누가 보냈는지는 알 수 없었던... ) 은범이도 읽어볼래?
은범:... (당신의 옆에서 고개를 조금 숙여 당신의 손에 들린 편지를 바라봅니다) ...제 글씨체인데...
라빈:... 그래...? 하긴 이런 곳에 놓여있던 것도 이상하고... 누가 쓰고서는 전해주지 못한 걸까...? 간절해 보이는데... ( 편지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다시 돌돌 말더니 유리병 안에 넣어 두곤 ) 아, 이것도 주웠다~ ( 예쁜 조개껍질을 보여줍니다. )
은범:그러게요... 왜인지 전달 받아야 했던 사람은 많이 힘든 상태인 것 같은데...(멀쩡한 당신을 힐끔 봄... 그리고 작은 손 안에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조개껍데기를 눈에 담습니다) ...예쁘다.
라빈:( 밝게 웃으며 은범이의 얼굴을 조개껍데기로 슬쩍 가리고는 자신의 고개만 옆으로 기울이자 빼꼼 다시 은범이의 얼굴이 가려진 껍데기 뒤로 나타나는 게 재미있다는 듯 몇 번 반복해 봅니다. 조개껍데기를 치마 주머니 속에 넣곤 아이스크림 막대 끝만 잘근 씹어보다가 ) 흠... 어찌 되었든... 둘이 잘 만났으면 좋겠네... (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편지가 담긴 유리병을 힐끔 바라보다 은범이도 왔겠다... 네 옷자락을 끌어 ) 바다 가까이 가보자, 응?
은범:(조그마한 껍데기에 숨는 듯한 몸짓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방심하다 옷자락이 잡히면 약하게 미소짓습니다) 그럴까요? 신발... 벗고 가야할 것 같은데.
(발뒤꿈치로 운동화 벗음...)
라빈:( 은범이의 행동을 따라 자신도 운동화를 벗더니 하얀 양말까지 벗어 운동화 안에 콕콕 넣어둡니다. 그리고는 발을 조금 들어 내밀곤 발가락을 꼼질 ) ... 볼래? 발톱에 봉숭아 물 들였는데...
은범:(자신도 쭈구려 앉아 양말을 신발에 집어넣고는... 눈을 돌려 당신의 발을 보다가 저도 모르게 눈을 휘어 접습니다) 하하, 귀여워요...
라빈:( 환하게 웃는 은범이의 모습에 저도 따라 밝게 미소지으며 ) 여름에는 발을 보이는 일이 많을 것 같아서... 물들여봤는데... ( 수줍게 웃으며 모래를 발가락으로 모아 집는다. ) 바로 누군가에게 보여줄 일이 생기네~ 은범이도 나중에 해볼래? 봉숭아...
은범:제가 처음 본 거예요? (여전히 미소를 띄운 채로) ...방학 중에 여행가면 더 자주 볼 수 있겠네요... (부드럽고 까끌한 모래를 발로 딛으며 일어납니다) ...누나가 도와주면 해볼래요.
라빈:응. 은범이가 처음... ( 머리에 리본을 만지작 거리며 일어나는 은범이를 따라 시선을 움직입니다. ) 은범이 발가락은 나한테 맡겨! 다음엔 또 어디로 놀러갈까? 그때는 아예 샌들을 신어야겠다~
은범:어디가 좋으려나... 저는 계곡도 좋고...
두 사람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바다에 가까이 다가갑니다.
시야에 모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바다입니다.
규칙적으로 낮은 높이의 파도가 칩니다.
물은 수면이 훤히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짠내음의 근원지는 이곳이었군요.
깊게 들어가는 건 무리겠지만...
잠깐 발을 담그고 여름을 만끽하는것도 나쁘지 않겠죠.
행운 판정
라빈: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늘 행운이 장난이 아니네...
라빈:(에헤헤...^-^! 행운 말고는... 아잣!)
주위를 둘러보던 라빈이는...
저기, 가판대에 올려진 수영복들과 튜브 등등... 바다 용품을 발견합니다.
가판대 옆으로는 조그마한 탈의실과 샤워실도 마련되어 있네요.
은범:시원하다... (바닷물에 발 담구고 있음)
라빈:( 가판대에 올려진 물품들을 천천히 둘러보다 은범이에게 다가가 ) 은범아 저기에~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는데... ( 같이 가자는 듯 눈을 반짝이며 팔을 잡아 끕니다. )
라빈:그, 그래도 나처럼... 파여있는 디자인은 아니었던 것 같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은범:...누나는 잘 맞아요?
라빈:... 미안 사실... 아직 들고만 있어...
은범:...저는 다 입었는데...
(탈의실 나오는 소리..)
라빈:헉...! 기...기다려!
( 우당탕! )
은범:처, 천천히 나오세요...
라빈:( 부스럭... 벗어둔 교복 잘 접어두곤... )
은범:(앞에 쭈그려앉아있음..ㅋㅋ)
라빈:딱 맞아서... 더 ... ( 툴툴 중얼중얼...)
은범:...저도 입었잖아요. (곧이곧대로 대꾸)
라빈:그치만 은범이는...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았단 말야... 잘 생겼으니까... 분명 잘 어울릴 것 같았다구...
은범:...저도... 막 고른 거 아니에요. (교차한 팔에 머리 묻음)
라빈:...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잖아... ( 다 입었는지 조용... )
은범:...
다 입었죠?
라빈:...
응... 얼른 뒤돌아 있어...
은범:...뒤 돌았어요. (안돌았음)
라빈:진짜지? ( 아무것도 모름 )
은범:...네. (조금기대)
라빈:( 슬금... )
은범:(아 ㅠ)
라빈:거...! 거짓말쟁이! (탈의실로 쏙! )
은범:아...아니...(당황했지만 입꼬리 올라간채로...) 왜, 왜요... 잘 어울려요...
(탈의실 문에 붙어있어요)
라빈:... ( 은범이 수영복 입은 모습을 제대로 못봤다는 사실이 억울해 빼꼼 고개를 내밀고... )
... ( 은범이 훑어봐요... ) ... 역시 엄청 잘 어울려...
은범:(하..)
라빈:( 슬금 나와서 은범이 뒤로 쇽 숨기 )
( 은범이 수영복 치마 끝자락 가볍게 잡아당겨봐요 ) 예쁘다...
은범:....
...전 별로예요...
라빈:엄청... 잘 어울리는데?
( 은범이 허리 콕... )
은범:(움츠러듬...) 그...그러지마세요...........
라빈:콩벌레 같아... ( 콕콕... )
귀여워...
은범:....
저도 손 있어요...
라빈:...
( 슬금슬금... 도넛 모양 튜브 들고 토도도도 도망가요~ )
은범:거기 서세요...!
(얼른 따라가요 ㅋㅋㅋ)
라빈:은범이... 달리기로 나 이긴 적 없잖아...! ( 토도도도! )
민첩 대항이 있겠습니다.
민첩 판정!
라빈:...!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은범: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라빈:( ㅎㅎ )
ㅋㅋㅋㅋㅋㅋㅋ
은범:헉...헉...
라빈:( 총총총총~ )
(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멈춰 서서는 숨을 고르는 은범이를 빤히 바라봅니다. )
은범:(무릎짚고 숨고르고있음...)
라빈:( 잘 들리도록 입가에 손을 모아 외쳐 ) ... 항복한다고 약속해~
은범:...
(양손 들어서 항복의 표시 보여줘요)
라빈:( 그 모습에 헤실 웃으며 가벼운 걸음으로 은범이 가까이 다가가요~ )
우리 은범이... 체력 어떡해...
( 볼 쪼물... )
은범:...(치마자락 손으로 내리고있음)
라빈:( 한바탕 뛰어서 그런지 부끄러웠던 마음이 파도와 함께 쓸려간 듯합니다.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은범이 앞에 서서는 더 적극적으로 감상하며 )
( 엄지 척! )
은범:(팔 교차하며 제 몸가림... 그러고보니 정신 없어서 당신의 차림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기억나, 가만히 빤히 쳐다보고는 저혼자 고개를 끄덕입니다)
라빈:( 양손으로 몸을 가리면서도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큭큭 웃으며 도넛 튜브에 천천히 몸을 끼웁니다. 허리춤에 튜브를 꼬옥 끼워 잡곤 ) 이왕 수영복도 입었으니까... 바다에 들어가 볼래?
은범:...그럴까요?
라빈:( 끄덕끄덕! )
은범:(튜브 가만히 보다가) ...수영할 줄 알았던가요?
라빈:으음... 조금...?
은범이는...
은범:...
저는...
3초 동안은... 떠오를 수 있어요.
라빈:( 풋 웃어버리며 )
은범:...
웃지마요...
라빈: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 흠흠 목을 가다듬고 ) 그럼 은범이가 이 튜브 써야겠다~ ( 튜브에서 몸을 빼더니 은범이에게 쏙 끼워줍니다. )
은범:...
(쏙들어감...)
(조금 창피하지만 왠지 안정감...) 들어갈까요...
라빈:( 도넛 범이... ) 응! ( 은범이의 손을 끌어 바다로 터벅터벅 걸어가 봅니다. 퐁당 발을 감싸는 바닷물의 온도는 자신에겐 차가우면서도 미지근 하다 느껴져 바로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
은범:(튜브를 들고... 아까 물에 들어간 덕에 익숙한 온도를 느끼며 천천히 따라들어갑니다) 어디까지 들어갈 거예요?
라빈:너무 깊이는 위험하니까... 팔이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을 정도 까지만?
은범:(누나 팔이...물밖....)
라빈:( 점점 몸이 바다에 잠겨가자 은범이 튜브에 대롱 매달려요~ )
...
기분 좋아~
은범:...(기차처럼 물아래에서 걸어서 태워줘요 ㅋㅋ)
라빈:( 재미있는지 꺄르르 웃으며 ) 바다에서 수영하는 건 진짜 진짜 오랜만인 것 같아~
은범:...저도요. 매번 해변에서만 놀았는데.
겨울은 춥고...
바다에 오길 잘 했네요.
라빈:맞아, 맞아! 기껏해야 발만 담그거나... 파도 소리만 듣고 돌아가는 게 전부였는데...
( 튜브에 살며시 기대 물살에 흔들리는 것을 가만 느껴본다. )
정말... 오길 잘 했어... 고마워, 은범아.
은범:(뒤돌아있던 몸을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저도 혼자였으면 오지 않았을걸요. (바닷바람에 살짝 흐트러진 당신의 머리카락을 보다가 귀 뒤로 넘겨주곤 미소지어요)
(속으로 리본 젖어도 괜찮으려나... 생각해요)
라빈:( 머리는 다시 바람에 흐트러지겠지만 다정한 네 손길을 느끼며 그저 미소만 지어 보입니다. ) 함께 이곳저곳 많이 놀러 다니자. 그러다보면... 은범이 체력도 조금은 늘어나겠지?
은범:...그게 목적인 거예요? (조금 황당하다는 듯이 말하다가 웃어버립니다)
라빈:꼭 그것만은 아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 헤헤 웃으며 튜브를 더욱 끌어안고는 ) 나는... 나중에 해외여행도 가고 싶은걸... 자연환경이 예쁜 곳으로... 아, 소금 사막 같은 곳 어때? 한참 걸으려면~ 은범이 체력 지금부터 길러야 하는걸~ 나는 먼 미래까지 바라보고 있다구... ( 여행 생각에 들떠 한참을 주절거립니다. )
은범:저도 소금사막... 궁금했는데. (교과서에 첨부된 이미지를 떠올리며...) 딱 누나 취향인 것 같기도 해요. (튜브 옆 쪽에 팔을 접어 올리고 그 위에 얼굴을 뉘여요) ...그렇네요... 역할은 분담할 수 있어도... 체력은 분담할 수 없으니까...
역시 운동할 수밖에 없나...
라빈:( 운동이라는 말이 은범이 입에서 나오자 눈을 크게 뜨곤 튜브에 기댄 시선을 맞춰봅니다. ) 정말!? 그럼... 같이 가준다는 거야...? ( 반짝반짝... )
은범:(똑같이 시선을 맞추며 작은 목소리로 말해요) ...저랑 아니면 누구랑 가려고요.
라빈:( 눈을 몇 번 깜짝이다가 ) ...은범이 아니면... 혼자...?
은범:...
(헛기침..) 영어담당 안 필요해요?
라빈:... 필요해요...
은범:그럼 운동해야겠다...그렇죠? (기분좋은 듯한 표정)
라빈:정말? 나랑 여행 가주려고... 운동을 한다구...? ( 울망이는 눈으로 의문을 담아 바라봅니다. ) 그럼... 약속!
라빈:( 맹한 얼굴로 새끼손가락을 내밀더니 은범이의 손가락에 살며시 걸어 가볍게 흔듭니다. 그제서야 상황이 실감이 나 슬금슬금 올라가는 입꼬리 ) 나도 은범이랑 여행 다니는 거 좋아...!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한 것 같아.
은범:(물이 묻어 차가웠던 부분에 온기가 도는 것을 느끼며 가만히 손가락을 풉니다) 생각해보면 누나랑은 여행으로 한번도 다툰 적이 없네요... 그래도...제가 더 잘 할게요.
(그리고 자연스레 튜브의 방향을 틀어 바깥으로 나갑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은데... 배고프지 않아요?
라빈:... 서로 맞춰가는 거지...! 너무 일방적으로... 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그럼 즐거운 여행길에 스트레스만 쌓이게 될테니까... 그냥... 이대로만... 이대로면 괜찮을 것 같아. 물론... 지금도 충분이 노력해주고 있잖아...? ( 튜브를 잡고 있어 물 밖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딸려 갑니다. )
( 안 그래도 바다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면 안되겠다 싶었는데..제 배를 콕콕 찔러보곤 ) 은범이는 어때? 배고파?
은범:...알겠어요.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뭔가를 머뭇거리다가...) ...사실 제가 배고파서 물어본 거예요.
(깨끗하게 씻고 탈의까지 완벽히 마친 상태로, 가판대 근처에서 넥타이를 다시 여미며 당신을 기다려요)
라빈:( 바닷물에 끈적이는 머리도 감을까... 리본을 푸르고는 대충 물로 씻어냅니다. 소금기를 다 씻어내리곤 후다닥 교복을 챙겨 입고 밖으로 향하자 먼저 나와있는 은범이의 모습에 조금 당황한 낯빛을 하다 이내 웃어 보입니다. 손목에 리본을 묶으며 가까이 다가가 ) 빨리 나왔네...! 머리가 덜 말라서 마를 때까지는 잠깐 리본을 빼두려고 하는데... 혼자 하려니 잘 안 묶여서... 도와줄래?
은범:.... (당신이 나오자 저도 몸을 움직여 가까이 갑니다) ....아, 저도...(고민하다가 잘 못 묶는다는 말을 꾹 삼키고는) ...기다려보세요... (조심스럽게 당신의 손목에 손가락을 가져가 힘을 빼고 기억나는 대로 끈을 옮겨가며 리본을 묶기 시작합니다)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엉성...)
라빈:( ㅠㅠ... )
은범:...다시...
묶어볼게요....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라빈:응...! 응...
은범:...
... ...다시...
라빈:( 은범아... )
은범:(재주가없으니 운으로 묶는 걸로 판정합니다)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겨우겨우 그럴싸한 모양으로 묶고는 당신의 눈치를 봅니다) 어때요...?
라빈:( 네 둥근 손끝을 내내 귀엽다는 듯 바라보다 나름 마음에 들게 묶였는지 제게 물어오는 모습에 웃으며 손목을 빙글빙글 돌려봅니다. ) 예뻐~ 고마워... 좀 전에 묶어준 리본들도 충분히 괜찮았는데... 금방 풀릴 것 같기는 했지? 멋지다 은범이~ ( 조금 물기가 느껴질까... 은범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곤 ) 이따 머리에 리본도 묶어달라고 해야겠다~ ( 콧노래를 흥얼~ )
은범:...(마지막 말에 긴장하지만...) ...맡겨주세요.
우리는 바다를 등지고 자전거로 향합니다.
은범이가 자전거에 올라타면, 라빈이는 그 뒤에 앉습니다.
자전거의 페달이 돌아갑니다.
아침보다 강렬해진 햇빛이 라빈이와 은범이를 괴롭힙니다.
그렇지만 싫단 감정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 햇볕이 정답게 느껴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2. 여름의 점심
페달을 돌리던 은범이는 [상점] 앞에서 자전거를 세웁니다.
규모가 상당히 커 보이는데...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점입니다.
신장 개업이라도 한건지, 입구 앞에 화분이 여러 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분을 보면 화려한 꽃인 건 분명하지만...
전부 모르는, 본 적 없는 종류입니다.
은범:...딱히 식당은 안 보이는데, 여기 들어가볼까요?
라빈:괜찮겠어? 배고프다며... ( 은범이 배 콕... )
은범:상점엔 간혹 먹을 걸 팔기도 하니까요...
(배 슬쩍 가림..)
라빈:꽃이 잔뜩 있길래 꽃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 들어가보자~
근처에서 매미 우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상점 입구에 표지판에 하나 걸려 있습니다.
커다란 글씨를 읽어보면,
무엇이든 판매합니다! 원하는 것을 찾으세요!
라고 적혀 있습니다.
위에는 아담한 테루테루보즈 인형 여러 개와 딸랑이는 종도 걸려 있네요.
그것들이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흔들립니다.
은범:(당신의 대답에 손을 슬쩍 끌어 안으로 들어섭니다)
라빈:무엇이든 판매...? ( 글씨를 읽고 딸랑이는 종소리에 시선을 빼앗기다 곧 은범이가 끄는 대로 걸음을 옮깁니다. )
안으로 향하면 무엇이든 판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러가지 물건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라빈:와아...
라빈이와 은범이가 찾던 음식부터 일반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친숙한 물건들,
생전 처음보는 희귀한 물건까지...
데스크에는 종업원이 없고 물건들에겐 가격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설마, 이 물건들 전부 공짜인걸까요?
은범:...(자연스레 음식 코너로 감...)
라빈:( 가득한 물건들에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주위를 휘휘 둘러보며 은범이만 졸졸 따라가요~ )
여긴... 뭐하는 가게일까? ( 자연스럽게 음식 앞에 선 은범이의 모습에 작게 웃음을 흘리곤 )
은범:...글쎄요...(간편식이 진열돼있는 곳에서 샌드위치를 집으며) 편의점...? 다X소....?
(하나는 당신에게 쥐어주고 하나는 자신이 가짐...)
더 둘러봐요. 구경할 것도 많아보이는데...
라빈:편의점... ( 샌드위치를 들곤 주변을 빙글 둘러봅니다. )
너무 조용한데... 아무도 없는 거 아냐?
라빈이가 진열대를 둘러보다보면...
여러 물건 중 사이에서 빛나는 어떤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은, 귀여운 토끼 장식이 얹어진
작은 오르골입니다.
놓여있던 곳의 팻말에 '마음껏 감상 가능!'
이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습니다.
라빈:...! ( 홀린 듯 총총... 오르골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
귀엽다...
마음껏 감상 가능... ( 팻말을 따라 읽곤 오르골을 조심스럽게 들어 토끼귀를 톡톡 건드리기도 둥근 등을 쓸어보기도 합니다. 충분히 눈에 담았다 싶었을 때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어봅니다. )
라빈이가 오르골을 열면...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멜로디가 연주됩니다.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라빈이로 인해 상점안이 오르골의 노랫소리로 차오릅니다.
라빈:( 소리가 엄청 맑고 예쁘다... 자신도 이 공간도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 매우는 오르골 소리에 기분이 좋아져 입가에 미소가 머금습니다. )
오르골은 한참을 연주하다가 어느 순간 멈춥니다.
다시 상점엔 고요한 정적이 흐릅니다.
오르골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맞은편에 못 보았던 [책장]하나가 보이네요.
라빈:( 오르골과 샌드위치를 손에 꼬옥 쥔 채 책장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
책장 앞에 다가간 라빈이는,
<여름의 노래>라고 적힌 서적 한 권을 발견합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라빈:( 네! 책을 꺼내봅니다~ )
책에 적힌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책이 훼손된건지 일부 문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노래의 가사 같기도 하네요.
라빈:( 디자인 예쁘다... 감탄하며 보이지 않는 문장들을 노려봅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범:(어느샌가 슬쩍 다가와서는 뒤에서 바라보며...) 무슨 책이에요?
라빈:( 너무 집중한 나머지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조금 깜짝 놀라선 ) 어, 응~ 여름의 노래라고 적혀 있는데... 중간중간 단어들이 보이질 않네... 혹시 은범이는 이 노래에 대해 알고 있어?
은범:(놀래켜서 미안하다는 뜻으로 당신의 어깨를 토닥이곤, 고개를 숙여 다른쪽 어깨너머로 책의 내용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뒤이어 오는 말에 부끄러움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것 때문에... 향수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향수가 취향이어서요?
라빈:( 은범이가 몸을 기대자 자신도 따라 고개를 은범이의 어깨 쪽으로 더욱 기울여 봅니다. ) 단 냄새...? ( 은범이의 말에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다는 듯 와이셔츠를 조금 들어 킁킁 거리다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곤 ) 은범이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다행이다... 이상한 냄새는 아니라서...
향수... 향수는... ( 고개가 점점 내려가더니 몸을 접어 무릎에 고개를 푹 파묻곤... ) 은범이가 뿌리던 향수는... 은범이한테 잘 어울리는 거고... 엄청...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나도... 향수를 뿌리면 조금 어른스러워 보일까 싶어서... ( 부끄러움에 횡설수설... )
은범:... ... (많이 밀착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를 더 좁히는 당신의 행동에 어쩐지 편하면서도 묘하게 불편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의문을 갖다가도 그런 생각을 지우기 위해 가까이 있는 당신의 손등에 제 손을 멋대로 올려 꼭 잡아요) ...이상할리가 있어요. (눈을 내리깔고는 차분하게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고개를 숙이면 저도 몸을 바로해 벤치에 바르게 기댑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어른스러운 사람은 아닌데... 물론 친우들 사이에서도 간혹 그런 말을 듣긴 했지만... 키가 크고, 조용하기 때문에 오해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고, 그렇기 때문에 그 향수가 제게 어울린다는 건 진짜 어른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나는 왜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은 거예요?
라빈:( 포개진 손에 퍼뜩 몸을 일으키자 새빨개졌을 것이 분명한 얼굴이 드러납니다. 시선은 여전히 제 허벅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은범이의 나긋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 글쎄...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어린애 취급을 받아서 일까...? ( 그러고 보면... 왜였을까. 네 말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깊게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다 아. 짧은 탄식 같은 것을 내더니 )
내 눈에는 어른들이 멋져 보였거든... 어릴 때 당당하게 걸어가는 언니들을 보면서 나도 크면 저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걸까? 부러워했는데 딱히 시간이 흘러도 변하는 건 없더라고... 바로 다음 해면 20살인데... 외적인 거라도 조금... 어른스럽게 바꾸면 어떨까 싶어서... 나한테는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향수라고 생각이 되어서... 그래서... ( 부끄러움에 눈믈이 날 것 같아 앓는 소리를 내며 반대쪽 손으로 제 얼굴을 열심히 가려봅니다. ) 아무튼... 난 남들이 보기에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나봐...
은범:... ...(당신의 말에, 그리고 어쩐지 눈물이 섞인 것같은 목소리에, 어떻게 대꾸해야할지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하여 눈만 데굴 굴립니다)
....누나, 나는...
제가... 누나 보다 어린 제가 말하긴 뭣 하지만... 급할 거 없다고 생각해요. 송별회 때도 보니까... 아직, 저희와 똑같은, 여전히 학생 같은 사람들도 있었잖아요. 아마... 성인이 한 층 가까워진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속도도 다 같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잡지 않은 손으로 제 머리를 조금 헝클어뜨립니다) ...이게 누나가 원하는 답은 아닐 거라 생각하지만...
적어도 저는, 누나를 한 번도 어리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남의 시선까지 제가 알 수는 없지만, 누나는 끈기 있고... 재주도 좋고... 운동신경도 좋은 멋진 사람인데...
물론 미숙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건 천천히 쌓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오히려 지금부터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전 더 어른스러움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저는 성인이 된다고 해도... 외관같은 것 신경 쓸 생각은 못 해봤는데.
(문득 손에 부딪히는 리본을 조심히 풀어다가, 손을 떼어 다시 당신의 머리카락에 가져갑니다) ...아무튼, 누나가 진정 원하는 게 아니라 남의 시선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거라면... 나는 누나가 진짜 원하는 모습을 하고 있으면... 좋겠어. (당신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매만지다가, 아까처럼 서투르게 그 위에 리본을 묶기 시작합니다)
은범:...그 모습이 제가 좋아하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아까보다 나름 예쁘게 묶인 리본을 바라보다가, 맑게 웃어보입니다)
라빈:... ( 천천히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리고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에 위로받는다는 생각이 들자 눈물이 핑 돕니다. 꾸역꾸역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입술만 삐죽 튀어나올 뿐... 결국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 너는... 너무... ( 흐느낌에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자 숨을 고르고 천천히 단어들을 내뱉어 봅니다. ) 넌... 내가 봐온 사람들 중에... 가장... 다정한 사람이야... 은범이... 같은... 멋지고 다정하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 어깨를 들썩이며 일렁이는 시야로 눈물에 얼룩지는 치맛자락만 꼬옥 쥐어 봅니다. )
( 언제 손목의 리본을 푼 건지... 제게 끝없이 속삭이는 다정한 말들에 고개만 열심히 끄덕입니다. 처음 리본을 선물해 줬던 날처럼 그 자리에 다시 리본을 묶어주는 걸까... 피식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 응... 내가 진짜 원하는 모습으로... ( 울상을 지으며 시선을 돌려 조금... 노려보듯 은범이를 바라보지만 그게 원망스럽다는 뜻은 아닌 듯합니다. 맑은 하늘처럼 웃고 있는 은범이를 마주하자 또 눈물이 날 것 같아 떨리는 숨을 길게 내쉬어 보곤 ) 내가... 진짜 원하는 모습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모습이... 네가 좋아하는 모습이 아니더라도... 은범이는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준다고... 약속해 줘...
은범:(당신이 펑펑 울기 시작하면 당황하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당신의 끊어지는 한마디, 한마디를 전부 귀에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한참을 당신의 구겨진 얼굴을 보면 마음 한 켠이 아려옵니다. 사실 저도 아무에게나 이렇게 진심으로 다정하지 않아요, 그런 말을 제 가슴 뒷편에 꾹 삼켜둡니다)
(리본이 묶인 채로 피식 웃는 당신의 얼굴을 보면, 어쩐지 그 순간은 마음을 읽은 것처럼 따라 웃습니다)
...이제 안 도망가죠? ...나도 조금 성장한 걸까요.
(어쩐지 당신이 저번에 부끄러워했던 것도 같지만, 아랑곳 않고 저를 바라보는 당신의 이마에 제 이마를 가벼이 가져다가 대곤 눈을 감습니다)
내가 좋아하지 않은 모습... 글쎄요, 아직까지 그런 모습을 한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오히려 궁금하니까 보고 싶기도 하고... (농담이라는 듯 작게 웃습니다)
약속해요. 난 언제나 누나 편이에요...
라빈:... 뭐야~ ( 장난스러운 은범이의 말에 기억의 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그랬었지... ) 그 이후로... 네가 내게서 도망치는 일이... 많지 않아서... 까맣게 잊고 있었어... 어차피... 도망가 봤자 금방 나한테 붙잡히기도 했고... 성장했네 은범이~? ( 말을 이어가는데 가까이 느껴지는 네 향기와 콩- 닿은 이마에 동그랗게 뜬 눈을 깜빡입니다. 전처럼 피할 생각은 없는지 맞닿은 이마를 비비적 거려도 보고... 보기 좋은 긴 속눈썹을 눈에 담아도 보다 자신도 따라 지긋 눈을 감아봅니다. )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나도... 언제나... 은범이 편이니까... 힘든 일이 있으면 나부터 찾아와 줘야 해? 안 그러면... 엄청 섭섭할 거야...
아, 그대로 눈 감고... 손 내밀어볼래...?
( 맞닿은 몸을 뒤로 물리고 은범이의 왼쪽 손을 살며시 제게 끌어옵니다. ) 눈 절대 뜨면 안돼!
은범:그 이후로 정말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긴 했었죠. (의외로 가만히 문질러오는 당신의 이마에 보답하듯, 슬쩍 떼었다가 다시 부드럽게 붙여옵니다. 답은 정해져있는데도, 어쩐지 머뭇거리다가 이어지는 말에 대답합니다)
...그럴게요. 나도 힘든 일이 있으면 누나를 찾을게요.
(뒷말에 눈을 감은 채로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답하기도 전에 당신에게 손이 잡혀 끌려집니다) ...뭔데요?
라빈:맞아... 이제 은범이가 없는 일상은... 상상이 가지 않는걸... 떠올리고 싶지도 않고... ( 그리고 들려오는 대답이 만족스러운지 눈을 감은 은범이에겐 보이지 않겠지만... 환하게 웃어 보입니다. 자신보다 한참 큰 손에 제 손바닥을 쫙 펼쳐 대보며 장난스러운 웃음을 흘려도 보고 이리저리 만족스러울 만큼 조물 거리다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는지 부스럭거립니다. )
( 뭐가 좋을까... 한참을 고민하다 네가 눈을 뜬 건 아닐까 휘~ 손을 휘저어 보곤 보라색 비즈와 하얀 비즈, 연두색 비즈로 만든 비즈 반지를 검지에 쏘옥 끼워줍니다. 예쁘게 자리한 반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들뜬 마음에 주먹 쥔 양손을 소리 없이 허공에 붕붕 흔들다 하늘색 비즈 반지는 제 왼쪽 검지에 끼워봅니다. )
이제... 눈 떠~
은범:(한참이나 제 손을 만지는 당신의 손길에 핸드크림이라도 바르는 건가... 생각하며, 이따금씩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정말 의외의 작고 차가운 물건이 제 손가락에 닿자 조금 놀랍니다. 당신의 말에 고요히 눈꺼풀을 들어올려 제 검지에 끼워진 반지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이건, 또 언제.... (예상치 못함과, 행복이 교차하는 어쩐지 어색한 표정이 지어집니다. 그렇게, 말없이 손바닥을 자꾸 뒤집어 보며 반지를 한참이나 바라봅니다)
...또 이렇게,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물건을 받고...
(기쁜듯이 눈을 휘어보입니다) 저... 사실 이제까지 사물이 특별하게 귀엽다, 예쁘다... 이런 생각은, 미적 감각이 없기도 해서... 잘 말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했는데, 누나가 이렇게 하나씩 손으로 만든 걸 쥐어줄 때마다, 그들 나름의 모양새들을 예쁘다고 칭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까 봉숭아 물들인 발톱도 그렇고...
이 반지도... 정말 사랑스러워요. 날 생각하면서 만들었을 걸 생각하면... 또 기쁘고.
은범:이것도... 아무한테도 맡길 수 없어. 제가 평생 가지고 있을 거예요... 잃어버리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까.
...고마워요. (제 엄지로 반지를 눌러 요리조리 굴려보다가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덕분에... 기운이 나요. 이제 남은 거리도 단 번에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라빈:( 은범이의 굳은 듯한 표정에 잠깐 움츠러들었지만 곧 기쁘다는 듯한 은범이의 행동과 말들에 걱정이 사르르 녹습니다. ) 맞아...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거야...! ( 예쁘게 호선을 그리며 휘어지는 눈꼬리에 자신도 따라 눈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말라버린 눈물자국에 두 뺨이 당겨오지만 그런 건 조금도 거슬리지 않다는 듯 더욱 방긋 웃습니다. ) 은범이가... 늘 너무너무 기뻐해 주니까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선물해 주고 싶어지는 거 있지? 쓸데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줘서 너무 고마워... ( 은범이 머리 위에 자리잡은 핀들을 살며시 톡톡 건드려보다 다시 자세를 바로 하곤 )
맞아... 널 떠올리고 있으면~ 만들어보고 싶은 게 가득 생겨서는... 이 반지들도 그렇고... 이런 게 그런 걸까? 뮤즈? ( 풋 웃음을 흘리며 ) 이 반지도... 핀들처럼 소중하게 해줘... 끊어지면 다시 만들어 줄게. 언제나... 서로의 편이 되었다는 증표 같은 거...라고 생각해 줘~
( 은범이의 손을 꼬옥 잡고 악수하듯 아래위로 흔들더니 ) 잘 부탁드립니다, 김은범씨? ( 헤실헤실 웃고는 어깨를 토닥여줘요~ ) 정말 힘이 충분히 충전된 게 맞나요?
은범:(당신의 붉은 눈가를 보다가 손을 뻗어 뺨을 쓸어줍니다) ...만일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좀 화날 것 같아요...
(뒤늦게 당신에게도 끼위진 하늘색 반지를 바라보곤 마주 웃습니다) ...나는 누나의 뮤즈. (어쩐지 뒤에서 오로라가 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 혼자 있을 때도 이 반지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손이 잡힌 채로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당신의 행동에 저도 장난스레 대꾸합니다) 배라빈 씨 덕분에, 지구반대편까지도 단숨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먼저 몸을 일으켜, 읏차, 하고 당신의 몸도 일으켜줍니다)
갈까요?
라빈:( 크게 소리 내 웃으며 두어 번 박수를 치곤 ) 응... 은범이가 그런 사람들 발견하면 화내줘!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는 직접 만든 선물은... 자주 해주지 않을 것 같지만... ( 다시 예쁘게 자리 잡은 리본을 만지작거립니다. ) 은범이는 나의 뮤즈~ 나의 슈퍼맨~ 단숨에 날아와 주세요~ ( 은범이의 어깨에 제 어깨를 비비적 거리다가 은범이의 손길에 힘을 들이지 않고 벤치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갈까요? 물어오는 네 말에 밝게 웃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 ) 좋아!
은범:...그렇게 말씀하시면 또 다음 물건은 뭐일지 기대하게 된다니까요. (숨길 수 없는 행복에 입꼬리가 기분좋게 올라갑니다) 저도... 좋은 선물 많이 해드릴게요. (장난치듯 이야기하는 당신의 목소리에 하하, 소리내어 웃고는 다시 자전거에 오릅니다)
두 사람은 다시 자전거에 탑니다.
어쩐지 매미의 울음소리가 잦아들고,
멀리서 새들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휴식은 충분히 취했나요?
그렇다면 다시 출발하도록 합시다.
3. 여름의 저녁
이번에 은범이의 자전거가 향하는 곳은 상당히 외진 곳입니다.
라빈이는 은범이의 허리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가 뜹니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노을이 지는걸까요.
여름의 해는 유독 느리게 저물지요.
밤이 되기 전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은범:피곤하진 않아요?
라빈:응, 괜찮아! 잠깐 쉬어서 그런지... 너야 말로...
은범:다행이다... 전, 괜찮아요.
라빈:( 하소연하듯 털어놓은 말들이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진다. 은범이의 등에 검지로 동그라미를 작게 그려본다. )
은범:(간질간질...)
라빈:( 동그라미 아래 작대기 하나... 슥슥... 글씨 같은 것을 쓰다가 다시 은범이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아 봅니다. )
뭐라고 썼게~
은범:음... (하나도 모르겠지만 고민합니다...)
뽀뽀인가...(아무말)
라빈:( 고민하는 듯한 말소리에 작게 웃음을 흘리며 볼을... 기대다가... )
아니!
은범:아니에요? 그럼 뭐지... (라빈이가 기대기 편하도록 허리를 더 폅니다)
라빈:그림이 아니라 글씨...
( 말해줄까 말까... 입을 몇 번 달싹이다 꾹 다물고는 ) 안 알려줄래~ 기사님~ 목적지는 아직 멀었나요?
은범:...누나가 안가르쳐주면 저도 안 가르쳐줄래요.
라빈:... 치...
은범:(고민...) 여름...?
라빈:땡! 그런데 말해줘도... 안 가르쳐 줄 것 같아...
은범:...
그런게 어딨어요.
라빈:( 헤헤 웃음만 흘리며 웅얼웅얼... 나눠 낀 비즈 반지만 만지작거립니다. )
음... 역시 안 말해줄래~ 목적지도... 모르는 채로 가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 히... )
은범:...안 알려줄거면서 제 등을 멋대로 쓴 거예요? (장난스레 툭 내뱉어요)
라빈:응! 허락 맡아야 해...? ( 허리 꼬옥... )
은범:맘대로... 써도 되지만... (투명꼬리가 흔들리는 것 같음...)
라빈:( 은범이의 대답에 소리 없는 미소만 활짝 )
미리 말하고 쓰면... 은범이가 맞출 확률이 높아지니까... ( 또 손이 닿는 곳에 작게 무어라 슥슥 써봅니다. )
은범:(신경 집중...)
라빈:( 꺾인 막대기 하나... 세로로 그어진 짧은 줄에 가로로 긴 줄... 세 글자 정도 쓰고는 이내 지워버리 듯 손바닥으로 그 자리를 슥슥 문지릅니다. )
노을 예쁘다...
이거 알려면 무슨 판정 해야할까요...
정신 집중의 의미로 정신판정 해야하나
라빈:( 네!? ㅋㅋ ㅋㅋㅋ ㅋㅋㅋㅋ큐ㅠㅋㅋㅋㅋ )
( .ㅎ ,ㅎ ) ~♪ ( 딴청~ )
운으로 성공하면
알려주셔야함
라빈:( 과연 은범이의... 주사위는!? )
은범:
운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ㅋㅋ0)
라빈:(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ㅋㅋㅋㅋㅋ )
은범:(모르겠다............아무것도.............)
라빈:( 히히~ )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자전거가 도착한 곳은,
길이 난 숲입니다.
숲에는 나무는 별로 없고 수풀만 빽빽합니다.
무언가가 지나다니기라도 하는건지,
간간이 스슥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땅바닥을 질질 끄는 소리입니다.
숲에서 지내는 동물인걸까요?
뱀처럼 위험한 동물이면 큰일일텐데 말입니다.
라빈:( 무슨 소리지... !? )
라빈이가 소리가 난 쪽을 확인하더라도 소리의 정체를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슬슬 어두워가고 있음에도 상가 하나 없는 외진 길이기에 앞이 캄캄합니다.
우리 라빈이는 무섭나요?
라빈:( 허리 손! )
ㅋㅋㅋㅋㅋㅋ
무서우면 정신력 판정합니다...
라빈:무섭지 않지만...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섭지 않아요!
역시 용감합니다!
(스댐)
라빈:( 은범이 옆에 챱! )
은범:...빛이 없어서 어둡네요.
(속력 조금 줄임..)
라빈:은범이 무서워?
( 눈 반짝... )
은범:조금요... 넘어질까봐...
라빈:( 배 쪼물... )
은범:...!
마만지지마세요...........(귀빨개짐)
라빈:헉...! 그럼... 방해 안되게... 가만히 있어야겠다... ( 손을 거두고는 얌전히 다시 등에 기댑니다. )
은범:큼큼...
라빈:( 이제... 은범이가 운동을 하고... 체력을 기르면... 이 말랑한 살도 사라지는 걸까... 혼자 생각 중... )
은범:(갑자기 뒤가 조용하다...)
라빈:( 얌전... ) 아, 휴대폰 플래시라도 켜줄까?
은범:아, 그런 방법이...
부탁드려도 될까요?
라빈:(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기뻐 작게 입술을 말아 웃고는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휴대폰을 꺼냅니다. 잠금을 풀곤 플래시를 켜 나아가는 방향으로 빛을 비춰주며 ) 이런 곳은... 자전거 타고 가기 힘들지 않아? 내려서 걸어가는 건...
은범:...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왠지 괜찮을 것 같아요.
이 넓은 숲 속에서 작은 불빛으로 앞을 헤쳐나가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이대로 길을 잃는 건 아닐까요?
은범이는 대체 무슨 자신감인걸까요?
라빈:은범이가 그렇다면야... ( 이런 곳까지 지나면서 가야할 곳이... 어디인 걸까... 점점 더 궁금해 집니다... )
( 수상해... 은범이 뒷모습만 빠안... )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던 중...
은범:누나, 저기 봐요.
라빈:응?
은범이와 라빈이는 멀리서 보이는 희미한 빛을 발견합니다.
은범:저기로 가봐요.
라빈:응, 좋아! 이대로 길을 잃으면 어쩌나 했는데...
은범:(당신의 대답을 듣고 줄였던 속도를 조금 올립니다)
4. 여름의 밤
빛을 따라가자 보이는 건 장작 위로 타오르는 조그마한 불꽃입니다.
한 가운데에서 타오르는 불꽃과,
그 주변을 동그랗게 앉아 있는 작은 새들은 캠프 파이어를 연상케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푸른 빛에서 주홍 빛,
그리고 회색빛으로 물들어가던 하늘이 완전히 캄캄해집니다.
수없이 많은 별이 라빈이와 은범이의 머리 위로 떠오르고 빛나는 유성이 떨어집니다.
소원 하나 빌어도 괜찮을법한 아름다운 광경이네요.
새들은 두 사람을 발견하곤 지저귑니다.
새:노래하세요. 비가 오기 전에.
노래하세요. 해가 떠나기 전에.
노래라니, 갑자기 무슨 소리죠?
은범:(멀뚱..)
라빈:새가 말을...!
"노래하세요. 꺼지지 않을 생명을."
"노래하세요. 깨져야 할 꿈을."
새들은 그리 말하며 자신들이 앉아 있던 곳에서 물러납니다.
새들이 물러남으로 인하여 라빈이와 은범이가 앉을만한 자리가 생겼습니다.
새:(근처에 앉음...)
라빈이가 무언가를 더 묻더라도 새들은 노래하라는 말만을 반복할 뿐입니다.
은범:일단 앉을까요?
라빈:응... ( 자전거에서 조심조심 내려 은범이를 기다리는데 노래...라는 말에 문득 아까 보았던 책 속의 시 같은 것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
노래... 아닌가...? ( 혼잣말이라도 하듯이 중얼거리며 고개만 갸웃갸웃... )
은범:(자전거를 기대어놓고 당신의 곁에 붙어 앉습니다)
하... 드디어 도착했다. (그리고는 새삼스러운 말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푹 쉽니다)
사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내내 이 곳에 도착해야 할 것 같았어요.
여기가 우리의 목적지인 가봐요.
라빈:( 은범이의 행동을 빠짐없이 눈에 담다 알 수 없는 말에 눈을 두어 번 크게 깜빡입니다. ) 목적지...? 여기가? ( 주변을 휘~ 둘러보곤... 좀 더 은범이의 옆에 챱 붙어봅니다. )
라빈:( 생각에 깊게도 빠졌는지 눈까지 가늘게 뜨고는 은범이의 옆모습에 점점 더 가까워 지는 중... )
은범:(시선만 돌려 누나 봐요)
라빈:( 빠아안~ ) 은범이...
( 갑자기 표정이 한껏 시무룩 해져서는 ) 난... 만약... 은범이가 없으면... 없으면... 많이 슬프고... 힘들 것 같아... ( 시선을 돌리곤 제자리에 털썩 앉습니다. )
아까 내 부끄러운 모습을... 잔뜩... 보여줬는데... 은범이는 아직... 나한테 그런 모습 보여주지 않았고... 그렇다 할 약점도... 못 잡았는걸... 천천히... 계속 옆에 있으면서 알아내려고... ( 중얼중얼... )
은범:(말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어요)
라빈:나한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넌... 정말로... ( 다리를 모아 끌어안고는 무릎에 고개를 푹 파묻습니다. )
새:(귀 기울여 가만히 듣고있다가 고개를 까딱입니다)
그럼 친구는 이 친구를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시선을 은범이 쪽으로 돌립니다)
라빈:oO( 두근두근... 창피해... 부끄러워! )
( 얼굴은 여전히 무릎 사이에 묻은 채 몸을 은범이의 반대쪽으로 슬금슬금 돌려봅니다... )
은범:...누나는...
나는... 어디까지 말해야하는 거지, 이거...? (큰 손으로 제 얼굴을 쓸어내립니다)
라빈:부... 부끄러워...!! (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은범이의 입을 손으로 텁! 막아봅니다. )
은범:???? (입이 턱막힌채로 꿈뻑꿈뻑 쳐다봐요)
라빈:( 빨개진 얼굴로 아랫 입술을 앞니로 꾹... 깨물고는 조금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은범이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
아냐... 마저 해... 나는... 잠깐... 저기에서... 별 보고 있을게...! ( 토도도... )
은범:(잡아요 ㅋㅋㅋ)
별은...여기서도 보이는데...
라빈:( 어버버... ) 그건... 그렇지만... ( 아까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 다리를 모아 끌어 앉고는 모닥불만 빤히... 불이 붉어서 제 얼굴이 빨개진 건 안 보이겠다 싶어요... )
( 새 조금 노려 봄... )
새:(어리둥절)
라빈:( .ㅍ ㅅ//ㅍ)
귀여워
은범:(저도 다시 옆에 앉아 자세를 똑같이 따라하더니,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나는... 누나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누나 곁에 오래 있고 싶어요.
누나는 긍정해주겠지만... 나는 더 먼 시간까지 보고 있어요. 누군가 누나 곁을 차지하고 싶어서 다가와도... 고집불통처럼 가만히 이 자리를 지키고 싶을 정도로. (따뜻한 불빛에 비치는 눈가가 조금 접힙니다)
약점을 알고 싶다고 그랬는데...
이미 내 약점은 확실하게 여기 보이잖아요. 그렇죠...?
가장 소중하다고 해줘서...기뻐요. 나도... 누나가 가장 소중해요.
새:(꾸닥꾸닥)
라빈:...... 맞아... 해외여행도 같이 가준다고... 약속했고... 자기 없으면... 누구랑 갈 거냐고 그랬으면서... ( 툴툴거리듯 말을 뱉으며 슬그머니 내리고 있던 고개를 듭니다. 시선은 여전히 땅을 바라본 채... ) ...... 나 두고... 어디 도망갈 생각하면 안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다른 사람이... 내 곁을 떠나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그게 은범이가 되면... 너무 슬플 것 같거든...
(뒤따라오는 말에 작게 웃음소리를 냅니다) 그런 말 정말... 나한테만 해주는 거면 좋겠다.
(시선을 맞춰오는 당신을 꿈뻑거리며 쳐다보다가, 고개를 일으켜 제 뒷목을 만지작거립니다) ...모르겠어요?
(조금 놀란 눈으로 보다가 곧이어 짓궂은 표정으로 바뀌더니) 그럼... 안 가르쳐줄래요. 누나도 맞춰봐요... (그러고는 재차 웃음을 터뜨립니다)
라빈:( 흠흠... 목을 가다듬고는 부끄러움을 작은 뻔뻔함으로 포장시키려는 듯 자신감이 붙은 목소리로 ) 그, 그럼! 아무한테나 해주는 말 아닌걸...!? 나 그렇게 가벼운 사람 아니야! ( 헤실 웃는 것도 잠시 이어오는 은범이의 말에 얄밉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밉니다. )
흥... 우리 사이에... 벌써 비밀이... 하나... 둘... ( 손가락을 접어가며 세어보다가 ) 꼭... 알아내고 말거야...
은범:비밀아닌데... 정말 바로 곁에 있는데... 누나만 못 보는 거예요. (계속 큭큭 웃어요)
그렇구나... 아무한테나 해주는 말이 아니구나. 그럼 됐어요. (기분좋게 웃으며 별을 올려다봅니다)
어디선가 서늘한 밤바람이 불어와 은범이와 라빈이의 머리칼을 간질입니다.
새:친구들, 이제 노래를 할 시간이에요!
꺼지지 않을 생명을, 깨져야 할 꿈을, 노래하세요!
라빈:( 은범이 머리 쓰담쓰담... )
왜... 깨져야 할 꿈인 거야?...
새는 다시 반복적인 말만 뱉을 뿐, 대답해 주지 않습니다.
라빈:( 우 )
라빈이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깨달았나요?
라빈:으음... ( 은범이를 빤히 바라보며... )
노래...
은범:그 노래, 기억하고 있어요?
라빈:응... 어렴풋이... 아까 상점에서 봤던 책에 적혀있던 노래를 말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빈 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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